최근 서울, 인천, 경기 북부 등지에서 검은색 곤충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시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습니다. SNS에는 “산에 갔다가 벌레에 둘러싸였다”, “도심에서도 벌레가 얼굴에 들이닥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죠. 이 곤충의 정체는 바로 ‘러브버그’입니다. 갑자기 이렇게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러브버그는 어떤 곤충일까요?
러브버그란 무엇인가요?
러브버그(Lovebug)는 정식명칭으로는 붉은등우단털파리(Plecia longiforceps)라고 불리는 파리목 곤충입니다. 이름처럼 수컷과 암컷이 항상 붙어 비행하는 특이한 습성 때문에 '러브버그', 또는 잘못 알려진 표현인 '러브버드'라고 불립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크기: 약 1cm 미만의 작은 곤충
- 색상: 몸통은 검고, 등은 붉은색을 띔
- 생태: 유충은 낙엽을 분해하며, 성충은 꽃가루를 운반
이 곤충은 해충이 아니며, 오히려 생태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는 ‘익충’입니다. 물지도 않고 병을 옮기지도 않죠. 다만 떼로 다니는 습성 때문에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많아진 이유는?
2024년과 2025년을 거치며 러브버그 개체 수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1. 도시 아열대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기온이 점점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러브버그가 서식하기 적절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도심의 열섬 현상은 이들의 번식에 도움을 줬습니다.
2. 기상이변 (봄 가뭄 + 장마)
올해 봄에는 극심한 가뭄이 있었고, 장마철에 접어들며 갑작스러운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유충들이 한꺼번에 성충으로 탈피하며 대량으로 출현하게 된 것입니다.
3. 외래 유입 및 정착
러브버그는 원래 동남아시아나 중국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던 곤충입니다. 최근 수년 사이에 중국 칭다오, 텐진 등을 거쳐 한반도로 유입되었고, 우리나라 환경에 정착하면서 개체 수를 늘렸습니다.
4. 도심과 자연의 경계
도심 주변 산지나 공원 등 낙엽이 많고 개발이 덜 된 지역은 이들에게 최적의 번식지입니다. 특히 북한산, 계양산, 불암산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목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이 늘었을까?
- 2023년 관련 민원 건수: 약 4,400건
- 2024년 민원 건수: 9,296건 (2배 이상 증가)
최근에는 서울 도심뿐 아니라 인천, 고양, 파주 등에서도 출몰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러브버그, 해롭지 않지만 불편해요
러브버그는 물거나 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는 해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수가 많고, 얼굴 주변이나 옷에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등산로나 공원, 자전거 도로에서는 러브버그 떼에 둘러싸이는 일이 흔하며, 이에 따른 주민 불편 민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They're like the most harmless pests around. Pains in the ass, sure, but harmless.” – Reddit 사용자
러브버그,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현재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친환경적인 물리적 방제
- 물을 뿌려 날개를 젖게 하면 활동이 감소합니다.
- 흰색 옷이나 밝은 조명 아래 모이기 때문에 어두운 색 옷 착용, 조명 최소화가 효과적입니다.
- LED 트랩 설치도 유효합니다.
- 화학 방제는 자제
-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낙엽 분해와 꽃가루 수송 등 유익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러브버그는 비교적 수명이 짧습니다.
- 수컷: 약 3~4일
- 암컷: 약 7일
따라서 특정 시기에만 대량 발생하며, 보통 1~2주 후면 개체 수가 급감합니다. 7월 중순까지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불쾌하지만 꼭 나쁜 곤충은 아닙니다
러브버그는 불쾌한 외형과 떼 지어 다니는 특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불청객’처럼 여겨지지만, 생태계에서는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몇 주 동안은 친환경적으로 대응하면서 이 계절성 현상을 지나 보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FAQ
Q.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해를 끼치나요?
A. 아니요. 절대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도 옮기지 않습니다.
Q. 살충제를 사용해도 되나요?
A.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물리적 방제가 권장됩니다.
Q. 매년 이렇게 나타나나요?
A. 기후 조건이 맞으면 매년 반복될 수 있습니다.